
야리카타 좀 봐줘!
건설현장에서 처음 듣게 되는 말들은 대부분 이해가 어렵습니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야리카타”, “다이”, “네기” 같은 일본어 기반의 전문용어에 당황하게 됩니다.
저도 2021년에 첫 현장 실습을 나갔을 때, “다이 좀 설치해!”라는 말을 듣고 ‘다이가 뭐지?’ 하고 우왕좌왕했던 기억이 납니다. 알고 보니 거푸집 지지대를 뜻하는 말이었고, 그날 이후로 저는 ‘건설현장 일본어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국내 건설현장 곳곳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쓰인 일본어 잔재 용어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일본어 용어 30개 이상을 정리하고, 실제 사용 맥락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본어 용어가 건설현장에서 여전히 사용되는 이유
한국의 건설업은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일본식 시공법과 언어 체계를 오랫동안 유지했습니다. 특히 1960~80년대 건설 붐과 함께 일본식 기술서적이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일본어 용어는 현장 표준처럼 굳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스미 땡겨라’, ‘다이 놔라’처럼 간단하고 압축된 표현으로 빠르게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어 용어는 여전히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주 쓰이는 건설현장 일본어 용어 정리
아래 표는 2023년 국토교통부 발간 자료와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일본어 용어 | 의미 | 현장 사용 예시 |
---|---|---|
야리카타 (やりかた) | 기준 측량, 구조물 기준선 설정 | “야리카타 맞췄어?” – 측량 확인 |
다이 (台) | 거푸집 받침대 | “다이 놔야지” – 콘크리트 타설 전 준비 |
스미 (墨) | 먹줄, 기준선 표시 | “스미 땡겨” – 레이저 선 또는 줄 표시 |
네기 (ねぎ) | 굴착, 땅 파기 | “네기 빼라” – 굴착 작업 명령 |
고와 (こわ) | 해체 작업 | “폼 고와해” – 거푸집 제거 |
하치마키 (はちまき) | 보강띠, 철근 보강 부위 | “하치마키 둘렀어?” |
곤노즈 (コンノズ) | 콘크리트 진동기 | “곤노즈 돌려” – 콘크리트 공기 제거 |
오시로 (おしろ) | 하얀 분필 | “오시로로 선 그어” |
사시 (さし) | 정렬 | “기둥 사시 맞췄어?” |
타마 (たま) | 일시 정지 | “타마 타마!” – 멈춰! |
2022년 5월, 저는 신축 아파트 기초공사에 투입되었을 때 ‘곤노즈’가 뭔지 몰라 진동기 없이 타설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내부에 공극이 생겨 보수작업을 진행했고, 이 경험이 ‘곤노즈’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일본어 용어, 이제는 순화될 수 있을까?
정부와 언론기관, 국립국어원 등에서는 꾸준히 건설분야 일본어 잔재 정리 및 순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일본어 용어가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순화어 사용률은 낮은 편입니다. 아래는 순화된 용어와 그 대체 표현입니다.
일본어 용어 | 순화어 |
---|---|
야리카타 | 기준측량, 기준선 설정 |
다이 | 받침대, 거푸집 지지대 |
스미 | 기준선, 먹줄 |
네기 | 굴착작업 |
고와 | 해체작업 |
▶ 국립국어원 자료 참조: https://www.korean.go.kr
이 용어를 모르면 생기는 실제 문제들
- 작업 지시 오해로 인한 사고 위험
- 의사소통 미흡으로 공정 지연
- 초보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장 적응 어려움
실제 사례
한 외국인 근로자는 ‘다이’를 철근 종류로 착각하여 전혀 다른 자재를 준비했고, 그로 인해 타설 공정이 2시간 지연된 일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용어 이해는 작업 효율과 안전 모두에 필수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일본어 용어를 꼭 배워야 하나요?
A. 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이 사용되므로, 최소한의 용어는 반드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Q2. 건설 관련 자격증 시험에서도 이런 용어가 출제되나요?
A. 공식 시험에서는 순화된 표현이 사용되지만, 실무형 문제에서는 ‘야리카타’, ‘스미’ 등의 용어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Q3. 외국인 근로자도 이런 용어를 배워야 하나요?
A. 네. 현장 작업자가 주로 일본어 표현을 사용하므로, 초보 외국인 근로자 교육 시 포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결론 | 일본어 용어는 건설현장의 실전 언어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일본어 용어는 단순한 ‘잔재 표현’이 아닌, 지금도 현장에서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실전 언어입니다. ‘야리카타’, ‘다이’, ‘스미’ 같은 단어 하나에도 수십 년간의 현장 경험과 기술이 담겨 있죠.
물론, 향후에는 순화어 중심의 표현이 점차 확대되겠지만, 현재의 건설현장에선 일본어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안전과 작업의 핵심입니다. 초보자, 외국인 근로자, 또는 새롭게 현장에 진입하는 기술자 모두에게 이 용어들은 ‘첫 번째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30가지 이상의 용어만 숙지해도 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저 역시 신입 시절, 이런 용어 하나하나를 이해하며 현장의 언어에 익숙해졌고,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건설 현장의 용어들이 점차 한국어로 바뀌는 흐름 속에서, 실용성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만큼은 정확히 익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말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알고 쓴다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건설현장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